이번 글에서는 지난 1970년대에 이어 1980년대의 국제개발협력의 역사와 담론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970년대의 이야기들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로가셔서 한 번 보고 오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럼 1980년대 국제개발협력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봅시다.
▶ 1980-1990년대 국제개발협력의 양상 • 세계은행과 IMF를 중심으로 다양한 구조조정 정책 실시 • 긴급구호에 대한 인식 확산 및 국제 NGOs의 영향력 확대 • 선진국의 원조피로현상 대두 • 구조조정 정책에 대한 비판 |
1. 구조조정과 개발협력
안타깝게도 1970년대가 위기, 정체였다라고 지난 글에서 다룬바 있는데요. 더 안타깝게도 1980, 1990년대까지도 큰 차이가 없이 또 다른 위기들이 찾아옵니다. 일단 1980, 1990년대까지 이어지는 대표적 특징은 구조조정입니다. 개발과 빈곤감소라는 국제개발영역이 경제학적으로 접근한다면 세계은행과 IMF를 중심으로 한 구조조정 정책으로 일반화되어버리는 즉 구조조정과 개발이 동일시되는 시기가 1980년대와 1990년대였습니다. 1982년에 멕시코가 모라토리엄을 선언하면서 채무, 누적채무 현상이 더욱 심각해졌고, 이를 바탕으로 해서 세계은행과 IMF가 다양한 구조조정 정책을 실시했습니다. 물론 외채를 수급받기 위해서 대부분의 개발도상국들이 경제정책의 이러한 구조조정 정책을 반영했습니다.
1980년에 세계은행은 구조조정 대부라는 SAL을 설치했고, IMF는 1986년에 구조조정 신용 SAF를 설치를 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자금을 지원받으려는 개발도상국들은 구조조정 정책을 추진해야 되고 당연한 기조는 정부의 시장 개입을 축소하고 시장의 자율화, 무역자유화, 다양한 시장에서의 공기업의 민영화 이러한 자유주의 사상에 입각한 정책을 실행하게 됩니다.
이러한 정책들은 미국의 워싱턴 D.C, 워싱턴 스트리트에 있는 IMF, 미국 재무성 등의 기관들이 모여서 워싱턴 컨센서스(Washington Consensus)라고도 불립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런 구조조정 정책이 아프리카나 중남미 국가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합니다. 갑자기 사회복지정책을 줄이고 임금을 동결하고 무역을 자유화하고 민영화를 하니 이런 정책들이 성공을 거두기는 어려웠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실패의 원인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구조조정 정책을 성공적으로 이룬 나라로 꼽히는 한국이 등장하게 되는데, 한국 사례를 가지고 연구를 해봤더니 '아, 구조조정 정책도 정책만 갖고 되는 것이 아니라 거버넌스가 수립되어있어야 가능하구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 국가들은 부패와 효율적 행정체계가 부재함으로 인해서 이러한 정책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이 컸었기 때문입니다.
▶ 구조조정과 개발협력 • 세계은행 : 1980년 구조조정대부(SAL) 설치 • IMF : 1986년 구조조정신용(SAF) 설치 • 자금지원을 받으려는 개발도상국들은 구조조정 정책을 추진하며 정부 축소와 시장 확대 정책을 펼침 • 구조조정 정책과 거버넌스 수립이 완성된 국가(한국)를 제외한 대다수의 아프리카, 중남미 국가에서 구조조정 정책 실패 |
2. 긴급구호에 대한 인식 변화
구조조정 정책과 더불어 긴급구호에 대한 인식이 1980, 1990년대 많이 바뀌었습니다. 1980년대 들어와서 자연재해가 증가하면서요. 또 세계적인 커뮤니케이션 미디어의 개발로 어려움에 처한 빈곤 지역이 세계 곳곳에 쉽게 전달되었습니다. 또 원조 기관들도 장기적인 개발이 아니라 단기적인 구호 효과가 나타나는 긴급구호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1980년도 초에 4억 달러 규모의 긴급구호 자금이 1990년대 초에 6배에 달하는 24억 달러로 급격히 증가한 것만 봐도 이러한 관심의 증가를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 긴급구호에 대한 인식 변화 • 자연재해 증가, 미디어의 발달 외 단기간에 구호 효과가 나타나는 긴급구호의 특징 등으로 인해 원조기관이 긴급구호에 집중하기 시작 • NGOs를 통한 긴급구호가 크게 늘어나며 국제 NGOs의 규모 증가 |
3. 국제 NGOs 영향력 확대
신자유주의 정책과 구조조정 정책을 하게 되면서 NGO로 가는 자금들이 당연히 줄게 되었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역설적으로 NGOs를 통한 긴급구호가 크게 늘어나면서 국제 NGO의 수와 규모가 급격히 증가했던 시기가 바로 이 시기입니다. 또한 정부를 통하지 않고 직접 민간이 실행하다는 점에서 작은 정부를 표방하는 신자유주의 정책에 닮아 있어 적절한 하나의 실행 파트너가 NGOs였습니다.
그 명분은 서구사회가 개도국의 민주주의를 수립하기 위해서는 개도국의 시민사회가 성장해야 되고 NGO들이 국가보다 훨씬 더 잘할 수 있다는 이론적 논리, 이 논리를 영국에서는 신정책의제(New Policy Agenda)라고 얘기합니다. 이러한 이론과 실제적인 필요에 의해서 NGOs를 통한 원조자금집행이 늘어나는데요. 영국 경우는 식량원조자금의 75%까지를 1990년도 초에 NGOs를 통해서 사용을 했습니다. 스웨덴의 경우도 긴급구호자금의 40%를 자국 NGOs에 의해서 집행을 했고요. 따라서 1990년대는 NGO들의 전문성과 기능이 강화되고 또 NGOs가 개발협력에 새로운 주체로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습니다. 자금 면에서 보면 1982년부터 1992년까지 NGOs가 모금한 자금 규모 자체가 1982년 23억 달러에서 1992년에 60억 달러로 3배 정도로 증가한 데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 이런 정부의 원조자금이나 본인들의 모금뿐만이 아니라 개발협력의 담론에서도 NGOs가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기 시작했었습니다. 빈곤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개도국 정부의 대안일 뿐만 아니라 환경과 성평등, 사회개발, 새로운 개발의 아젠더와 논의를 제공하는 주체로서 NGOs가 자리 잡게 되었는데요. 1989년에 냉전이 종식되면서 국가안보가 아닌 인권, 젠더, 환경 등과 같은 이슈에 대한 논의 공간이 넓어지고 더욱 NGOs의 활약이 커진 기간이라 평가할 수 있습니다.
▶ 국제 NGOs의 영향력 확대 • 1990년대 NGO의 전문성과 기능이 강화되고 NGO가 개발협력에 새로운 주체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 • NGO의 자금 규모는 1982년 23억에서 1992년 60억으로 약 3배 증가 • 빈곤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개발도상국 정부의 대안으로 부상 • 환경과 성 평등, 사회개발 등 개발의 새로운 논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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