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 1990년대 국제개발협력 이슈 이야기(원조피로, 구조조정 정책 비판, 인간중심개발, 새천년 목표를 향하여,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국제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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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national and Domestic Issues/International Development Cooperation

1990년대 국제개발협력 이슈 이야기(원조피로, 구조조정 정책 비판, 인간중심개발, 새천년 목표를 향하여,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국제논의)

by ruahryu 2021. 3. 30.

안녕하세요 저번 글까지 1980년대의 국제개발협력 이슈 까지 다뤄보았는데요. 이번 글에서는 1990년대의 이슈들에 대해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1980년대 이슈 확인은 아래 링크로 가주셔요! 

 

lifeofjoy88.tistory.com/201

 

1980년대 국제개발협력 첫 번째 이야기(구조조정과 개발협력, 긴급구호에 대한 인식변화, 국제 NGO

이번 글에서는 지난 1970년대에 이어 1980년대의 국제개발협력의 역사와 담론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970년대의 이야기들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로가셔서 한 번 보고 오시는

lifeofjoy88.tistory.com

 

1. 원조 피로 현상

1990년대에 우리가 지켜볼 수 있는 새로운 현상 중의 하나는 원조피로 현상입니다. 1950년대부터 지속적인 원조를 해왔지만, 대부분의 아프리카와 아시아, 남미 국가들이 크게 생활이 달라진 게 없다는 게 현실이었습니다. 1990년도 아프리카의 평균 월수입이 1960년대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하며 과연 원조가 필요한 것인지 효과성이 있는지, 기여도가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논쟁이 활발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이런 원조의 실질적인 효과성에 대한 논쟁과 더불어 원조가 지속되는 하나의 축이었던 냉전 시기에 진영의 전략적 활용도도 떨어집니다. 소련이 붕괴하며 냉전이 종식 되고, 냉전이 종식되면서 이러한 대외원조의 당위성도 사라지게 되어 원조를 얼마큼 지속해야 하느냐에 대한 반성의 시기가 바로 1990년대였습니다. 게다가 경기가 안 좋아지고 긴축예산이 되면서 ODA 예산 또한 감소하는 시기가 바로 1990년이었습니다.

 

원조피로에 대한 정의

 

2. 1990년대 구조조정을 필두로 한 신자유주의 정책에 대한 비판

1990년대 이런 구조조정 정책, 신자유주의 정책에 대한 비판이 없었던 것이 아닙니다. 사실은 1980년대 구조조정 정책을 시행했는데 장기간의 신자유주의적 경제원조에도 불구하고 개발도상국의 빈곤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세계은행이 구조조정을 통해서 아프리카에서 어느 정도 빈곤 문제 해결을 성공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하였지만 사실 이 연구의 결과가 구조조정 정책 때문인지 아닌지에 대해서 누구도 확실히 얘기할 수 없고 여러 학자들에 의해서 그 결과에 대한 신빙성에 의문이 제기되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아프리카의 잠비아는 1970년대부터 1993년까지 세계은행과 IMF로부터 18차례에 걸친 구조조정 대출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어떠한 성공도 거두지 못했고 세계은행이 잠비아의 구조조정 대출이 대부분 실패작이라고 평가를 내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24년간 지속적으로 재정지원을 제공한 경우가 바로 잠비아 케이스입니다. 오히려 이 때문에 원조가 실질적인 그 나라의 성장잠재력을 가져오는 개혁을 늦추게 되고 정부로 하여금 나쁜 정책과 실정을 지속할 수 있게 도와주는 꼴이 되었다는 소리도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3. 구조조정 정책 발향 전환

그래서 기존에 해왔던 구조조정 정책에 대한 비판이 심화되고 1990년대 중반을 지나면서 IMF와 세계은행이 방향을 전환시켰습니다. 세계은행이 1999년도에 교육이나 보건이나 사회보장에 초점을 맞춘 포괄적 개발프레임워크(CDF)라는 개발 분석 틀을 제시했습니다. 당연히 신자유주의 정책 하에서 사회보장, 사회안전망이 무너지면서 개도국에 있는 주민들의 울부짖음이나 어려움이 훨씬 더 커졌겠죠. 그렇기 때문에 그에 대한 정책을 수용하면서 빈곤감소전략(PRS)이라는 것을 만들어내게 되었습니다.

빈곤감소전략이라고 하는 것은 수원국 스스로가 계획을 수립한다는 점에서 주인의식이 고려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공식적으로는 개도국이 주인의식을 갖고 계획을 수립했지만 실제로는 세계은행을 비롯한 다양한 국제기구의 컨설턴트들이 이러한 작업에 참여를 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주인의식이 확보되었는지에 대한 부분은 미지수입니다.

결국 IMF와 세계은행의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 정책은 사실상 거의 모든 개발도상국의 경제정책들을 표준화시키고 경제성장과 소득증가에만 집중한 경제개발 이론들을 만들어냄으로써 실질적인 빈곤감소나 질적인 삶의 개선을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총평을 받게 됩니다.

 

4. 빈곤에 대한 새로운 접근(UNOECD)

이러한 현상에 대한 대응으로써 1990년대에 빈곤의 다면성을 중시하는 다양한 개발 관련 의제들이 등장하게 됩니다. 빈곤이 다시 말씀드려서 단순히 돈, 소득(income)이 없는 것이 아니라 건강, 자유, 소속감, 문화적 정체성, 정치적 영향력 이런 것들이 바탕이 된 인간의 존엄성에 기반에 둔 복합적인 현상이라는 접근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빈곤과 관련된 여러 가지 의제들은 UNUN 산하기구, OECD 등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1990년대 나타나기 시작했는데요. 환경, 아동, 여성, 교육, 인권, 사회개발, 인간 안보, 외채탕감 등 여러 가지 중요한 의제에 대해서 활발하게 논의가 진행되었습니다.

1990년에는 세계아동정상회담, 1991년엔 UN경제사회이사회(UN ECOSOC)를 통한 사회개발문제제기 및 환경개발 장관회의, 1992년에 리우선언(UN 환경개발회의), 1993년에 비엔나 세계인권회의, 1994년에 인구개발회의, 1996년에 식량정상회의 등 이러한 다양한 빈곤과 관련된 여러 의제에 대한 국제회의의 결의안이 국제개발협력의 규범이 되고 중심축이 되었습니다.

UN의 경우는 1990년대에 빈곤에 대한 새로운 접근 중의 하나로 경제개발중심에서 인간중심의 개발로 담론이 변화하는 인간개발보고서(HDR)를 발간하게 됩니다. 인간개발이라고 하는 것은 국가의 부의 증가나 감소를 넘어서서 개인 각자의 잠재력을 발휘하고 각각의 필요에 따라 생산적이고 창조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개발패러다임을 인간개발이라고 얘기합니다. 그래서 UNDP 개발계획이 인간개발지수(HDI)를 고안해내는데요. 비교 가능한 인간개발 수치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기존의 개발협력 패러다임을 바꿀 정도로 획기적인 사건이었습니다. 다만 다차원적이고 광범위한 인간개발개념을 단순화시켰거나 정치 사회적 참여, 정치적 자유와 같은 사항들은 반영하지 못했다는 문제점은 지적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빈곤을 바라보는 좀 더 포괄적으로 빈곤을 접근하는 새로운 시도였다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1996년에는 OECD2000, 새천년을 향한 새로운 보고서를 제안합니다. '21세기를 구상하며'라는 보고서인데, 여기에서 경제문제, 사회문제, 지속가능한 환경을 어우르는 21세기 전략목표를 제시하게 됩니다. 이 보고서가 인간중심개발을 강조하였고 2000년에 UN, 새천년개발목표(Millennium Development Goals, MDGs)에 직접적인 기초가 됩니다.

 

 

5. 빈곤의 새로운 접근 : 인간중심 개발

인간개발중심의 접근은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인도 출신의 아마르티아 센 (Amartya Kumar Sen)에 의해서 정점을 이루게 됩니다. 센은 발전(Development)을 자유를 확장하는 과정이다. GNP나 기술적 진보나 사회적 근대화 이런 부분은 사실상 사람들이 향유하는 자유를 확장하기 위한 수단이며, 자유의 확장 그 자체가 발전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센의 주장에 대해 몇 가지 추가로 적어보자면 자유의 신장은 발전의 근본적인 목표인 동시에 수단이 되고 빈곤은 단순히 경제적 문제가 아니라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는 인간의 역량(capacity)에 대한 박탈이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역량은 중요한 어떤 요소를 최소한의 수준까지 만족시킬 수 있는 능력이라고 얘기하면서 역량을 소유할 자격을 획득하고도 이를 촉진시킬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제도에 대한 접근성이 부여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고 역량과 제도적 측면을 동시에 강조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빈곤 문제를 접근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지표가 아니라 정치, 사회, 다양한 포괄적 시각에 의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아마트리아 센의 모습

 

6.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국제적인 논의

지속가능발전이 이제 마지막 1990년대의 담론인데,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UN환경개발회의에서 환경적으로 권장하고 얘기했던 패러다임이 지속가능한 개발입니다. 사실 지속가능개발이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를 하고자 한다면 여러 사람들이 정의내리기 어려워하는 상황에서 1987년에 세계환경개발회의에서 브룬트란트 보고서(Brundtland Report)라는 우리 공동의 미래보고서에 의하면 지속가능한 발전이라고 하는 건 다음 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손상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현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개발이라고 정의합니다. 어떻게 보면 같은 말을 반복(tautology)하는 느낌도 드는 이러한 정의는 필요의 개념과 한계의 개념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고 보면서 최소 생계를 위한 기본적인 욕구충족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더불어서 미래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환경의 능력이 한계에 다다름을 강조하는 이런 정의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1992년의 지속가능한 발전은 2000년대 우리가 얘기할 SDGs. 지속가능개발목표에서 중요한 하나의 기초로써 작용하고, 여기서는 프로그램 중의 하나인 의제 21(Agenda 21)이라는 실질적인 행동 규약이 나왔다는 점에서도 특이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지금까지 1990년대에 관한 얘기를 적어보았구요. 다음 글에서 2000년대 들어서 국제개발협력에서 어떠한 현안들과 쟁점들과 이슈들이 있었는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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