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타운 조성 논란으로 국민청원이 65만 명을 훌쩍 넘기며, 다행히도 '한중 문화타운' 사업의 사업자인 코오롱글로벌이 한중 문화타운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한중 문화타운 사업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점이 이 사업의 문제인지에 대해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한중 문화타운은 강원도 춘천과 홍천에 2022년에 들어설 예정이었던 차이나타운
한중 문화타운은 대한민국 강원도 춘천시와 홍천군 일대에 조성될 120만㎡ 규모의 (코오롱 측은 아니라고 하지만) 차이나타운입니다. 한국과 중국의 수교 30주년 및 2022 베이징 올림픽 개막을 기념하여 강원도가 추진하였으며, 2022년까지 완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었습니다. 코오롱글로벌은 한중 문화타운에 미디어아트, 한류 영상 테마파크, 중국 전통 정원, 중국 푸드존 등 공연, 체험공간을 조성해 중국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계획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오늘 (26일), 주관사였던 코오롱글로벌 측이 전면 재검토 의사를 밝히며 사실상 사업 철회 수순이 진행될 것 같습니다.
2. 강원도의 각종 관광개발 프로젝트로 진행되다 도산한 라비에벨 단지가 한중 문화타운이라는 동아줄을 붙잡은 형태
<이름도 차이나스러운 무릉도원 리조트로 시작>
2000년대 중후반 들어 춘천시에서 각종 관광개발 프로젝트가 난립했는데, 이번 한중 문화타운 사업은 그중 하나인 남춘천의 ‘무릉도원 리조트’(이하 라비에벨)를 조성하려는 사업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습니다.
<라비에벨 단지로 바뀌었으나 골프장만 남고 도산>
원래 라비에벨 단지는 AM L&D라는 법인에서 착수하고 코오롱 건설사가 건설하기로 된 프로젝트지만, 물주였던 AM L&D가 도산하면서 '라비에벨 CC'라는 골프장만 지어진 채로 멈춰 섰습니다.
<2017년 운명 같은 한중 문화타운 사업과의 만남>
시공사였던 코오롱은 그나마 지어진 골프장이라도 유지하려 했지만 그마저도 회원권 수익이 잘 나오지 않아 신통치 않았던 상황에서 몇 년이 흐르게 됩니다. 그러던 2017년에 바로 이 문제의 한중 문화타운 사업이라는 전환점이 생기게 됩니다. 이는 일개 골프장에 불과한 라비에벨 단지를 처음에 계획했던 '무릉도원 리조트'와 같은 복합 관광단지로 완성하고자 하는 시도였던 것입니다.
3. 충격적인 최문순 강원도지사의 망언들
"저는 이 사업을 문화 일대일로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마음속에 까는 일대일로가 되겠습니다."
- 중국 인민일보와의 인터뷰 중 최문순 강원도지사의 실제 발언-
2019년 12월, 강원도지사 최문순은 문제의 라비에벨 관광단지 조성 완료를 위해 사업방향을 중국자본과 제휴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게 됩니다. 이를 위해 12월 6일 베이징 현지 인민망 스튜디오에서 '강원도 한중 문화타운 론칭 행사'를 열게 됩니다. 이 행사에는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와 대한우슈협회 등이 참석하여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하였습니다.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은 가수 황치열도 이 발족식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4. 최문순 강원도지사의 망언은 결국 동북공정 등 방조 논란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은 중국의 제국주의 프로젝트>
결국 위에서 언급한 최문순 강원도지사의 문화 일대일로 발언이 중국의 동북공정을 방조한다고 논란이 되었습니다. 중국이 강하게 추진하는 일대일로 사업이 중국의 제국주의 프로젝트의 이름인 데다가 그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 동북공정이라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이는 론칭 행사에 참여한 중국 인사가 한국에 한중 문화타운을 건설하는 것은 일대일로 사업의 일환으로 중국의 우수한 문화를 수출하는 중요한 매개체이자 모범사례가 된다는 말을 하기도 한 것에서도 중국이 이 사업을 제국주의적 마인드로 접근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와 포털사이트 인민망 등의 투자자들이 참여한 론칭식에서 이 사업을 최문순 강원도지사, 코오롱 대표 및 중국 관계자들이 일대일로 사업의 이라고 연설하며, 최문순 강원도지사도 문화 일대일로라는 발언 등을 하며 중국의 동북 공정을 방조한다는 논란이 거세게 일었습니다.
5. 인위적 조성의 문제와 실제적 경제 가치 창출에 대한 논란
<차이나타운은 중국 외 국가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마을을 뜻함>
본래 차이나타운은 기본적으로 중국 이외 국가에서 중국인들이 모여 살면서 자연히 상권이 형성되고 거주권이 형성되면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공간입니다. 이럴 경우에는 문화적 가치도 충분할뿐더러 관광으로서의 가치도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싱가포르나 말레이시아 등에서 차이나 타운에 꽤 재미있는 문화유적이 많았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한중 문화타운은 한국에 있는 중국 문화 박물관 수준>
반면에, 이번에 강원도가 추진하려고 하는 한중 문화타운의 경우에는 자연히 생긴 것도 아닐뿐더러 실제 중국인이 상업 활동을 펼치는 것도 아니니 정말 말 그대로 중국 문화 박물관에 불과할 뿐인 사업이 되는 것입니다.
<중국인이 중국문화를 도대체 왜 한국에서 본다는 거임?>
다시 말해, 문화적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또 관광으로서의 가치가 있지도 않습니다. 강원도 측은 차이나머니를 끌어들이기 위해 한중 문화타운을 조성한다고 밝혔지만 다시 생각해보자면 중국인이 중국문화를 즐기기 위해 왜 한국 강원도까지 굳이 온다는 것인지 이해를 할 수 없습니다.
중국에 있는 중국 문화가 한국에 인위적으로 조성하는 것보다 당연히 볼게 더 많고 규모도 더 크기 때문에 올 이유가 없습니다. 다른 국가의 외국인도 중국 본토로 가서 중국 문화를 관광하지 한국에서 중국문화 단지를 방문한다는 발상을 받아들여 줄 수가 없습니다.
6. 건설 반대 청원에 중국의 반응은 "한국 문화 열등감 표출"
2021년 4월 19일 중국의 관영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한중 문화타운 건설과 관련된 논란은 한국 내 보수 세력이 주도한 계획으로 분석됐다."며 지금의 한국에서의 이슈를 보도했습니다. 또한 보도에 덧붙여 평론가 스원쉐는 반대 청원은 문화적 열등감을 드러내는 것이며 건설 프로젝트를 뒤집는다면 한국인들이 자신의 문화에 대해 자신감이 없다는 뜻이라는 망언을 일삼았다고 합니다.
7. 현재 코오롱글로벌 측이 발표한 사항
<한중 문화타운 사업은 차이나타운 사업이 아니나 하지 않겠다.>
오늘(26일) 강원도의 발표에 따르면 코오롱글로벌 측이 한중 문화타운 사업의 진행이 불가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해왔다고 26일 밝혔습니다. 코오롱글로벌 측이 발표한 입장문에 따르면 "해당 사업은 집단 주거시설로서의'차이나타운' 조성사업은 분명히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으며 "한국과 중국의 전통과 현대 문화적인 요소를 테마로 하여 구성하는 순수한 테마형 관광단지“라며 차이나타운 조성 사업이 아닌 점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이어 코로롱 측은 "사실관계의 객관성 판단과는 별개로 국민청원에 참여하신 65만 명 이상의 국민들의 마음도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라고 말하며 "더는 한중 문화타운 사업의 진행이 불가할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사업 철회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사업 추진을 위해 그동안 시간적, 비용적 투입에 대한 큰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사업계획을 전면 재검토하도록 하겠다"며 "사업의 취지에 공감하고 오랜 시간 함께 사업을 구상하고 협력해 온 관련 기관들과도 이른 시일 안에 협의절차를 진행하겠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처음부터 차이나타운이라고 인식했던 단체들은 "중국의 동북공정과 문화침탈의 교두보로 전락할 한중 문화타운 건립을 결사반대한다"며 철회를 촉구해왔으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달 29일 '강원도 차이나타운 건설을 철회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 65만 명 이상 동의를 얻은 상태입니다.
지금까지 오늘 코오롱글로벌이 사업 전면 재검토에 들어간다고 발표한 강원도 차이나타운(한중 문화타운) 사업의 문제점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중국의 문화적 영향력을 강화하고 우리나라에는 하등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은 중국인이 한국으로 중국문화를 관광하러 온다는 알 수 없는 발상은 누가 한 것인지 정말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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