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 양손잡이 학자들(박쥐 같은 사...람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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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national and Domestic Issues/International Development Cooperation

양손잡이 학자들(박쥐 같은 사...람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by ruahryu 2021. 1. 4.

나는 국제지역학을 전공하기 전 생명과학을 전공하고 있었다. 국제지역학, 국제개발학으로 부전공을 바꾸고 본격적으로 학문에 매진하였을 때 나를 가장 당황케 하였던 것은 정답이라고 말할 수 있는 학문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국제사회의 패러다임을 보는 Balance of Power를 기초로 힘의 균형이 세계의 평화와 국가의 행동을 결정한다는 현실주의,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경제 조약, 협력관계 구축을 통한 국가의 행동이 정해진다는 ()자유주의 측면이 서로의 해석이 맞다고 대립되는 상황이 혼란스러웠다. 분명 벌어진 현상은 하나인데, 동시에 두 가지 관점으로 해석되어지는 점과 하나의 관점으로만 바라보기엔 예외 상황들이 벌어지는 것이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가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을 했었다. 개발학에서도 빅푸시를 주장하며 더 많은 원조를 주장하는 제프리 삭스와 효율적인 원조 제공 또는 원조가 필요가 없다는 극단적인 주장을 하는 윌리엄 이스털리나 모요가 대립한다. 법칙을 다루는 과학을 해왔던 나에게 이론을 적용하여 나의 관점을 만들어 가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었다.

트루먼 닥트린의 주인공 

이러한 피로감을 나만 느꼈던 것은 아닌 것 같다. 이 책 중간에 재미있는 표현이 등장했는데, 트루먼 대통령이 극도로 싫어했던 양손잡이 학자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경제도 케인즈학파를 중심으로 한 정부의 개입을 통해 경제를 이끌어 가야한다는 진보 쪽의 주장과 정부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시장주의를 주창하는 밀턴프리드먼과 같은 자유방임경제주의자들의 보수 쪽의 주장들을 충분히 뒷받침할 근거를 제시하며 조언을 하니 상당히 괴로웠을 것 같다. 책에서도 이야기하듯 개발학의 중요한 거시적인 관점들을 뒷받침하는 사례들은 적어도 한 개 이상은 존재하며, 해답으로 제시되는 정보들에 따라 어느 것을 믿어야하는지에 대한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개발도상국의 산적한 문제해결을 위해 원조의 절대적인 양을 증가시켜야 한다는 제프리 삭스의 주장도 맞고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각 나라의 상황도 알지 못한 채 원조를 일방적으로 주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윌리엄 이스털리의 주장도 맞는 말이기에 결국 적절히 섞어 개발도상국의 주인의식을 살릴 수 있는 많은 양의 원조가 필요할 것이라는 정도의 관념을 가지게 만들고 있다.

 

제프리 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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