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실질적 기술, 적정기술의 유래와 개념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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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national and Domestic Issues/International Development Cooperation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실질적 기술, 적정기술의 유래와 개념 정리

by ruahryu 2021. 4. 1.

안녕하세요. 이번 글에서는 적정기술(Appropriate Technology)에 대해 작성을 해볼텐데요. 먼저 적정기술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자면 적정기술은 해당 지역의 환경이나 경제적·사회적 여건에 맞도록 만들어낸 기술을 말합니다. 사회적기업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하여 취약하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일자리와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듯이 적정기술은 기술의 혜택에서 벗어나 있는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을 위해 쓰이고 있는 기술입니다.

 

이왕이면 첨단기술 또는 고급기술이지 왜 적정기술이란 말이 나왔을까요? 적정이란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알맞고 바른 정도라고 나옵니다. 적정가격, 적정수준 등의 용어가 있습니다. 기술에 대한 정의를 잠깐 살펴보면, 기술이란 인간의 욕구와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과학 이론을 활용하여 여러 자원의 형태를 변화시키는 수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알맞고 바른 정도의 기술’ ‘적정한 기술이란 무엇을 의미할까요?

 

스마트폰, 자동차, 세탁기 등 과학기술의 발달은 우리 생활을 아주 편리하게 만들고, 또 다양한 세상을 접할 수 있도록 하며 건강하고 오래 살 수 있도록 하는 등 여러 분야에서 인간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기술을 활용하려면 우선 그 기술에 접근할 수 있는 여건이 되어야 하며, 무엇보다도 그 기술을 구매할 수 있는 돈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전 세계 70억 인구 중 하루 소득이 1.25달러, 1,500원 미만이 12억 명이나 됩니다. 1년 소득이 3,000달러 이하의 빈곤층이 전 세계 인구의 약 72%40억 명이며, 그들의 구매력은 고작 하루 8달러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현대 과학기술은 대부분 전 세계 소비를 주도하는 상위 10% 이상을 위한 제품과 그 기술에 집중되어 있고 하위 90%는 그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빈부격차가 커지면서 그 기술발전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의 비중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또한 과학기술의 발전이 가져다준 이점만큼이나 이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환경오염, 기계의 발달로 인한 고용 감소 등 여러 가지 사회문제가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적정기술의 10가지 조건

 

과연 과학기술의 혜택을 일부 부유한 상위계층 10% 정도만 누려야 할까요? 과학기술의 발달이 부메랑이 되어 거꾸로 인간의 삶에 악영향을 끼친다면 이 것이 바람직한 현상일까요? 바로 여기에 적정기술의 탄생과 그 가치가 내재되어 있습니다.

 

적정기술의 개념은 넓은 의미로는 인간사회의 환경, 윤리, 도덕, 문화, 사회, 정치, 경제적인 측면을 두루 고려하여 인간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기술입니다. 좁은 의미로는 가난한 사람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기술입니다. 즉 적정기술은 인류의 삶의 질을 개선시키는데 필요한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첨단기술보다는 해당 지역의 환경이나 사회, 경제적 여건에 맞도록 만들어 낸 적정한 기술을 말합니다. 가난하고 열악한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일지라도 큰 돈 들이지 않고, 누구나 쉽게 배워서 쓸 수 있으며, 그것을 쓰게 될 사람들의 사정에 맞추어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 중반부터 일부 뜻있는 과학자와 NGO 단체를 중심으로 적정기술 도입과 전파활동이 시작되었고, 교과서에도, 그리고 2011년도에는 수능시험에도 출제되었지만 아직까지 많은 분들에게 적정기술이란 용어가 조금은 낯설고 생소하게 여겨지리라 생각됩니다.

이전에 다루었다시피 사회적기업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하여 취약하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일자리와 서비스를 제공하듯, 적정기술은 기술의 혜택에서 소외된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을 위해서 쓰이는 기술인 것입니다.

 

적정기술의 유래를 살펴보면 독일 태생 영국의 경제학자인 슈마허가 1973년 그의 저서 작은 것이 아름답다에서 제안한 중간기술이란 개념에 그 기초를 두고 있습니다. 대량생산 기술이 생태계를 파괴하고 자원을 낭비한다고 지적하면서, 저개발국의 토속기술보다는 우수하지만 선진국의 거대기술에 비해서는 값이 싸고 소박하다는 의미에서 중간기술이라 이름 지었습니다. 그 후에 중간기술이란 용어가 자칫 기술적으로 미완성되거나 첨단기술보다는 열등하다는 오해의 소지가 있어 적정기술이라는 용어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역사적으로 더 거슬러 올라가면 20세기 초 인도의 정치지도자 간디의 물레운동이 언급됩니다. 영국에서 대량생산되어 수입된 옷이 겉으로는 인도사람들의 삶의 질을 개선시키지만 실제로는 실업을 유발하고 섬유산업을 황폐화시키고 있음을 깨닫고, 영국의 경제적 종속에 저항하여 물레를 돌려 실을 직접 만들어서 천을 짜는 운동을 시작하였습니다. 비록 낙후된 물레 기술이지만 현지인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 궁극적으로는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적정기술은 1970년대 전 세계 석유파동과 베트남 전쟁의 영향으로 한 때 인간성 회복과 환경오염 등을 반성하는 대안기술로까지 확장 인식되면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1980년대 미국의 시장경제 자유주의 경제정책이 성공을 거두고 거대 기술을 활용한 대형 정책들이 중요시되면서 적정기술에 대한 관심은 점차 멀어져갔습니다. 또한 한국과 같은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룬 사례가 있는 반면에 아프리카와 같은 제3세계는 여전히 빈곤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에 과연 인도주의적 접근 방식인 적정기술이 옳은 가에 대한 비판도 생겼습니다. 미국의 정신과 의사였던 폴 폴락은 기존의 기부의 방식이 적정기술 운동을 실패로 이끌었다고 지적하면서 냉정한 기업가정신의 필요성을 역설하였습니다.

그는 제3세계 사람들을 자선의 대상이 아니라 고객으로 보고 소비자의 지갑을 열 수 있는 값싸고 적합한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소외된 90%를 고객층으로 끌어들이는 BOP시장을 개척하자는, 적정기술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였습니다. 2000년대 들어서는 UN 주도의 새천년개발목표와 2015년 지속 가능개발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의 설정으로 적정기술의 역할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으며, 최근 확산되고 있는 사회적기업에 대한 관심의 증가로 적정기술의 영역과 활동이 점차 더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글을 정리해보자면 우리 사회는 경제 규모가 커지고 발전하면서 더욱 윤택한 삶을 살 수 있게 되었지만 또 다른 한 편으로는 빈부격차 등의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또한 과도한 과학기술의 발전이 지구촌의 환경오염, 기후변화, 생태계 파괴 등 여러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적정기술은 이러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하여 비교적 간단한 기술이지만 적은 자본으로 현지인들에 의해서 이루어지며 따뜻하고 착한 기술이며, 자연과 조화롭게 인간의 질적 발전을 추구할 수 있는 인간 중심의 기술을 말합니다.

 

적정기술의 대표적 예시 라이프 스트로우

 

다음 글에서는 적정기술의 사례와 현황, 그리고 미래에 대한 주제로 만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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