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 앨범에 담긴 사회비판적 메시지에 대한 분석, 사회에 맞선 방탄소년단의 대안과 방법

 

안녕하세요.

 

이전 글에서 스케치하듯 방탄소년단이 공개한 앨범들의 대강의 메시지를 훑어봤습니다. 방탄소년단이 발표한 앨범들의 특징을 간략히 요약하자면, 데뷔 때의 앨범부터 그들은 자신들의 생각을 앨범에 담아왔고 특히 자신들이 그 시절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 사회에 대한 비판 등이 담겨 있습니다. 특히 작사의 90% 이상을 아티스트 본인들이 쓰고 있다는 점에서 ‘자기 서사’라고 말할 수 있고, 이러한 자신의 이야기는 방탄소년단의 세월이 지남에 따라 점진적으로 성장,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들의 생각을 담고 있다 보니 앨범들이 그저 서로 다른 콘셉트로만 구성되는 것이 아니라 메시지의 내용들이 연관되며 일종의 시리즈 소설을 읽는 것과 같은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물론 음악의 특성상 뒤에 발매된 앨범을 단독으로 즐길 수도 있지만, 1권을 읽어야 2권과 3권이 이해가 되고 그 메시지를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전 음악들을 다시 찾아 들어야 충분히 깊게 음미할 수 있게 됩니다. 정리하자면, 방탄소년단의 앨범들은 사회비판적 메시지와 자기 서사라는 차별화된 주제를 그려내며 전체가 유기적 관계를 맺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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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의 노랫말 속 사회비판적 가사, 앨범의 흐름 분석

 

이번 글에서는 저번 글에서 분석한 앨범과 노래들, 그리고 그안에 담긴 사회비판적 메시지에 대해 심도 있는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글에 앞서 이 글은 세종대학교 대양휴머니티칼리지 이지영 교수님의 강의를 토대로 작성된 글임을 밝힙니다.

 

<방탄소년단 앨범의 시리즈화, 연계성>

단순히 일회성에 그치는 콘셉트가 아니라 앨범들의 시리즈 속에서 전개, 발전되고 본인들 삶의 서사와 더불어 제시함으로써 진정성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BTS의 정규4집 ‘MAP OF THE SOUL : 7’은 2020년 6월 발매되었습니다. ‘MAP OF THE SOUL : PERSONA’에 이어 이 앨범 역시 리부트(Reboot) 콘셉트를 적용해 데뷔 초에 발매한 ‘학교 3부작’을 차용 및 재해석했다고 하는데요. 이를 테면 타이틀 곡 ‘ON’은 첫 번째 미니 앨범 ‘Oh! Are you late, too?’의 타이틀 곡 ‘N.O’와 대응을 이루고 있고, 수록곡 ‘We are Bulletproof : the Eternal’은 데뷔 앨범 2 COOL 4 SKOOL의 수록곡 ‘We are Bulletproof Pt.2’를 잇는 노래라고 합니다. (천재인가?) 이러한 방탄소년단의 앨범들은 소년들이 청년으로 성장해 가는 7년 동안의 시간 동안 전달했던 자신과 사회에 대한 성찰들을 크게 요약하자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한 비판들과 세상에서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공감과 위로 그리고 나름의 대안 제시의 3단계로 정리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세상에 대한 비판의 메시지 심층분석>

세상에 대한 비판에 대해 조금 구체적으로 들어가자면, 학교 및 사회의 억압이나 불평등과 부정의, 기성세대의 몰이해와 절대 선으로 자리 잡고 있는 무한 경쟁 등에 대한 내용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은 사회에 대한 비판에만 머물지 않았습니다. 억압적이고 불평등한 세상, 이유도 목적도 없이 무한 경쟁에 시달리는 사람들, 경쟁의 출발선조차 불공정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이루어지는 끝도 없는 경쟁 속에서 망가져 가는 사람들은 이 세상에 사는 것만으로도 불안과 우울, 자기혐오, 심할 경우에는 자살 충동에 시달릴 수밖에 없습니다. 어차피 한 줌의 사람들 이외의 모든 사람들은 이러한 시스템 속에서 ‘루저’이기 때문입니다.

 

<고통에 대한 진솔한 나눔 그리고 자신을 사랑하자는 대안 제시>

방탄소년단은 자신들 역시 그러한 고통을 겪고 있음을 노래를 통해 진솔하게 전달하면서 같은 고통을 겪고 있는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는 위로를 건넵니다. 손쉽게 괜찮아질 거라고 헛된 위로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아픔을 함께 나누는 방식을 선택한 거죠. 그들의 이러한 메시지에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은 점점 빠져들기 시작합니다. 그들의 메시지를 통해 친구를, 동지를 얻은 듯하다고 느끼게 되고, 이들의 메시지에 깊이 공감하기 시작하면서 그들은 비판, 위로와 공감을 거치게 됩니다. 그리고 방탄소년단이 제시하는 대안인 Speak Yourself, Love Yourself 그리고 연대라는 것, 우리가 스스로를 사랑하고 함께하자는 대안에 동참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에 대해 말하고 사랑하자.

 

<자신을 사랑하기 위한 자기 분석>

그리고 이러한 단계들을 거쳐 자기 스스로에 대한 탐구인 Map of the Soul이라는 주제로 이어지게 됩니다. 그들의 이러한 사회비판을 저는 사회적 차원에서의 아버지를 살해하는 ‘부친살해(Patricide)’라고 보았습니다. 이러한 테마는 서양의 신화와 문학에서 빈번하게 나타나는 주된 소재이기도 합니다. 오이디푸스 왕의 신화에서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데, 이러한 ‘부친살해’를 사회적 차원으로 확장시키게 되면 상징적인 ‘아버지’로 상징되는 구질서와 구체제, 즉, 기존의 법과 규범, 윤리, 도덕을 ‘살해’하는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새로운 체제와 가치 규범을 건설할 수 있다는 뜻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는 공동체가 수호하는 가치 체계와 규범적 질서에 대한 전면적 반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아버지’를 살해하는 과정 없이는 사회의 진보나 변화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아버지를 살해하고 어머니와 결혼한 오이디푸스(우리나라 막장드라마는 막장이 아니었던가?)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한국 구전 서사의 부친살해’라는 저서를 쓴 국문학자 김영희에 따르면 한국의 구전 서사에는 서양과는 달리 부친살해라는 모티브가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서양과는 반대로 부모를 위해 자식을 죽이는 일이 전래 동화나 구전 서사에서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물론 이는 옛날이야기라서 현재의 상황에 직접적으로 단순 적용하기는 힘들 수도 있지만요.

중요한 것은 방탄소년단의 사회비판적 메시지가 사회적 차원의 부친살해를 수행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해석을 뒷받침해 줄 수도 있다고 보는 인상적인 뮤직 비디오 장면이 있습니다. 방탄소년단의 ‘I NEED YOU’ 뮤직 비디오에는 멤버 태형이 가정폭력을 일삼는 아버지를 깨진 병으로 찔러 죽이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또한 태형이 등장하는 WINGS SHORT FILM에도 아버지를 부정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합니다. 혹은 공권력을 상징하는 경찰과의 대치 장면 등이 이러한 해석을 조금 더 개연성 있는 것으로 만들기도 합니다.

 

이번 차시에서는 방탄소년단의 메시지의 전반적인 구성과 그 의미에 대해 대강의 줄거리를 살펴보았는데요, 다음 글에서는 본격적으로 노래 가사들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이렇게 앨범 사이에 유기적 관계를 이루고 있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방탄소년단의 활동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