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의 불발탄(UXO)에 대해 아시나요?

내가 KOICA 인턴 시절 담당했던 업무중 하나가 라오스 불발탄 제거 사업이었다.

 

혹시 인도차이나 반도 전쟁에 대해 들어본적이 있는가?
못들어보셨다면 베트남 전쟁은?

보통 인도차이나 반도 전쟁에 대해서는 모르지만 베트남 전쟁은 알고 있다는 사람들이 많다.
슬프게도 동일한 전쟁인데 말이다. 

나도 내 KOICA 인턴 경험이 아니였다면, 모를수도 있었을것 같다.

그렇다면 왜 베트남 전쟁이 인도차이나 반도 전쟁이라고도 불릴까?
주 전쟁국이 베트남이였고 우리나라도 베트남에 군대를 파병했으니, 베트남 전쟁이라고 불리는 것이 이해는 가지만, 베트남전쟁으로 피해를 본 국가가 베트남에 국한되는것은 아니다. 
주변국인 라오스, 캄보디아도 피해를 입었으며, 특히 라오스가 받은 피해는 어마어마하다.

1964~1973년 일어난 2차 인도차이나 반도 전쟁 동안 미군은 라오스에 무려 580,000 번에 이르는 유래 없는 폭격을 가했고, 1인당으로 투하량은 베트남보다도 8배나 많은 2백만 톤이 투하되었다. 그 중 투하된 폭탄 중 30% 가 터지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며, 여전히 땅속에 남아 지금까지도 라오스를 괴롭히는 주요 문제로 남아있다.

라오스에 있는 호치민 루트로 사용되었던 싸완나켓, 씨엥쿠앙, 사라완, 캄무안 4개의 주 비롯, 134개의 군 중 93개의 군 2,861개의 마을이 불발탄에 의해 오염되어 있다.

라오스 불발탄 문제를 관할 하는 정부기관인 NRA의 조사에 따르면, 라오스에선 1964년부터 2008년까지 2008년 이전 1년 평균 300건에 달하는 사고들이 매년 발생해 총 50,136건의 불발탄 관련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20,000명의 피해자가 발생했고, 그들 중 12,000명 정도가 심각한 피해를 입고 생존했다. 사고의 피해자 중 40%가 불발탄를 인지능력이 부족한 어린이였다. 다행히 최근 라오스 정부와 국제사회의 노력으로 불발탄 위험성 인지 교육과 사고 확률이 높은 지역에서의 우선 제거 작업을 통해 2010년에는 118건, 2011년은 99건, 2012년에는 56건을 기록하는 등 사고 발생률은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라오스 불발탄에 대한 대략적인 설명

그러나 불발탄 문제의 심각성은 직접적인 피해자 발생에서만 그치지는 것은 아니다. 어디에 남아있을지 모르는불발탄으로 인해 농지개간, 수자원, 도로 등 인프라 시설을 구축하기 힘들어 원활한 산업 발전은 물론 주민들에게 깨끗한 물, 마을, 도로 등을 공급하는 것 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라오스 빈곤 지역에 해당하는 지역이 불발탄에 의해 피해 받은 지역과 겹치고 있다.

라오스 정부는 1996년 UNDP와 UNICEF의 지원으로 적극적인 불발탄 문제해결을 위해 UXO LAO를 설립하고 2004년 UXO/Mine action에 대한 국가 개발 계획을 수립함과 동시에 National Regulatory Authority(NRA)를 세워 불발탄 문제해결에 박차를 가했다. 2010년 비엔티안 고위급 회담에서는 불발탄의 영향을 줄이는 것을 MDG9으로 정해졌다.

불발탄 제거 도구를 이용해 작업하는 라오스사람들

UNDP, UNICEF, Development for International development(DFID), EU, MAG, Handicap International Armor Group, North America, Japan Mine Action Service, Norwegian People’s Aid(NPA), Canadian International Development Agency 등 많은 수원 기관들이 라오스의 불발탄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해오고 있다. 한국의 코이카 역시 라오스 불발탄 제거 1차 사업(2014-2018, 300만 달러)으로 불발탄 약 20만개 제거, 피해자 직업훈련, 전 국민 대상 불발탄 사고 위험 교육 실시하였으며, 이어 라오스 불발탄 제거 2차 사업(2019-2022, 550만 달러)으로 불발탄 제거청 역량 강화, 피해자와 가족을 대상으로 한 직업교육, 피해 지역 네트워크와 협력해 소득증대 활동 지원을 진행하고 있다.

NRA의 보고에 따르면 이러한 노력의 결과 지금까지 총 1,260,664개의 UXO가 제거 되었고, 총 33,065ha에서 UXO 제거 작업이 진행되어 3,666ha는 농지로 2,368ha는 다른 개발 프로젝트의 부지로 개발되었다고 한다. 또한 10,578개의 마을, 2,696,052 명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UXO 위험성 인지 교육이 진행되었고, 18,425건의 UXO 피해 복구에 필요한 조사 작업이 진행 되었다. 

하지만 제거된 총 면적이 불발탄 피해지역의 2% 이하이며, 피해자들에 대한 신원 조사의 한계로 실제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이나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있고 특별히 의족, 의수 같은 장비를 지원 받은 사람이 568명 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에 대한 적극적인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불발탄을 조심하라. 라오스 쓰여있음.

불발탄은 신체적 손상을 주는 직접적인 피해자들을 발생시키며, 내재된 위험요소에 의해 도로, 상수도 등의 기본적인 인프라 구축이 어려워 라오스의 인도주의와 국가 개발에 큰 문제 요소가 되고 있다. 수많은 피해자들이 불발탄에 의한 피해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보상 없이 40년이 넘는 기간을 보내고 있는 이 상황은 인도주의의 원칙에 심각하게 어긋나는 일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MDG9 이후 SDG18으로도 지정된 불발탄으로부터 생명보호에 대한 목표는 인도주의의 실현과 라오스의 개발을 위해서 꼭 선행되어야 할 과제라 생각한다. 불발탄의 위험을 제거를 위해 국제기구들이 최선을 다해 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특히 베트남 전쟁의 가해자들은 자신들의 행동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라오스에 반성하는 마음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지원을 해야 할 것이다.

MDG9번이였던 라오스 불발탄 문제	이젠 SDG18번이된 라오스 불발탄 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