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거버넌스는 기존의 공식적인 국가로 중심이 되어 이루어지던 국제 정치 질서에서 국가 이외의 다른 다변화된 정치행위자들이 등장하여 다양한 국제적 이슈와 문제들에 대해 공식적, 비공식적의 형태로 이루어지는 국제 정치 질서라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화된 행위자들과 다양화된 이슈와 문제들 속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행위자가 누구인지에 대해 개인적으로 고민해 보았습니다.
1. 글로벌 거버넌스의 정의
글로벌 거버넌스 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거버넌스는 개인들과 기구들이 공동의 문제를 공적 또는 사적으로 해결하는 다양한 방식의 집약한 것으로 다양한 이익들을 조화시키고 협력을 모색하는 지속적인 활동을 의미하며, 이익에 따라 합의한 공식적이고 비공식적인 조치들을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합니다. 또한 Weiss and Wilkinson는 글로벌 거버넌스를 비공식적, 공식적인 아이디어, 가치, 규범, 절차, 제도들의 집합체라고 정의하였으며, Claude는 글로벌 거버넌스가 과거, 현재, 미래 시각에서 국제기구를 관찰하는 방식을 제공하는 가치이며, 국제기구는 공통된 문제들을 다루기 위한 집단적 노력을 조직하는 장기적인 과정이라고 정의한다. 이 정의들의 공통적인 함의를 종합적으로 살펴보자면 기존의 공식적인 국가로 중심이 되어 이루어지던 국제 정치 질서에서 국가 이외의 다른 다변화된 정치행위자 등장하여 다양한 국제적 이슈와 문제들에 대해 공식적, 비공식적의 형태로 이루어지는 국제 정치 질서라 말할 수 있다.
2. 글로벌 거버넌스 체제의 형성 과정
글로벌 거버넌스로의 변화는 냉전 종식, 기술의 변화, 세계화 초국가주의로의 확산 등의 체제적인 변화를 거치며 형성되어 왔다.
<냉전의 종식>
먼저 냉전의 종식이 글로벌 거버넌스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는데, 1989년 베를린 장벽의 붕괴라는 상징적인 사건을 시작으로 공산주의 국가들이 붕괴되며 결국 소련이 해체되었다. 이로 인해 냉전이 종식되며 과거 공산주의 국가, 라틴아메리카, 아시아에서 민주화를 실현하게 해주었고, 냉전의 종식으로 강대국이 지원을 중단함에 따라 분쟁이 촉발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글로벌 거버넌스는 문제 해결의 주체를 국가 또는 유엔과 같은 전통적인 국제정치 행위자에만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유엔 산하 다양한 기관들, 국제 NGO, 지식공동체, 비확산레짐 등 새로운 초국가적 행위자들도 포함시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게 되었다.
<기술의 비약적인 발달>
전 세계 정보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을 할 수 있도록 도운 기술의 변화도 글로벌 거버넌스 형성에 큰 영향을 주었다. 기술의 발달로 인해 국가가 정보를 통제하는 것이 불가능해졌고 실시간 정보 공유를 통해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이슈에 대해 즉각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이 되었다. 이를 활용하여 전 세계가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국제사회에 목소리를 내는 행위주체가 다양화되면서 체제의 변화가 유발되기 시작했다.
<세계가 좁아지는 세계화>
무역, 해외직접투자, 일반인의 이동, 기술이전 등 세계화가 시작되면서 세계가 통합되어 체제 변화를 이끌었다. 세계화로 인해 어떠한 한 가지 사건이 한 지역의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세계 여러 지역의 영향과 위기를 동시에 가져오기도 하고 세계화가 진행될수록 이러한 영향력의 범위는 넓어지게 되었다. 그러나 동등하게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별 격차가 존재하였고, 결과적으로 지구적 불평등 심화, 다양한 문제들이 전 세계에서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세계화 속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더 이상 국가라는 전통적인 행위자에 의해서만 논의 될 수 없었고, 다양한 주체들이 함께 논의해야 할 체제로의 변화가 필요하게 되었다.
<민주주의의 확산>
민주주의 확산은 시민들이 단체를 조직, 성장시키며 글로벌 거버넌스의 또 다른 중요한 행위자인 시민사회 단체들이 형성되는 것에 기여했다. 시민사회는 서로 간의 국내, 국제적 교류를 통해 새로운 연합이 형성에 기여하였으며, 인권, 환경, 경제개발, 안보 등 다양한 분야 포함하며 포괄적인 분야에서 활동을 하며 다양한 분야에 대해 글로벌 거버넌스가 고민할 수 있는 결과를 가져왔다. 또한 시민사회는 기존의 정부만 참여하던 국제제도를 개혁하고 시민사회단체들이 대표로 참여하여 국가 이외의 행위자들을 편입시키는데에도 기여하였다.
3. 글로벌 거버넌스의 주요행위자는 누가 있는가?
글로벌 거버넌스의 주요 행위자는 국가, 정부 간 기구, 비정부기구, 전문가와 지식네트워크, 다국적기업, 네트워크와 파트너십 등이 있다.
<전통적 핵심 행위자, 국가>
국가는 스스로 주권을 보유한 글로벌 거버넌스 체제에서도 여전히 핵심적인 행위자로 국제법, 국제규범을 제정하며 효용성을 결정하고 있다. 국민의 정체성의 중심이지만 국가체제에서 힘의 크기에 따라 상대적으로 국가의 중요성에 영향력의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
<정부간 기구>
정부 간 기구는 3개국 이상의 국가들이 가입한 기구를 말하며 여러 국가들 내에서 활동하는 기구이다. 국가들에 의하여 설립하며 활동 할 수 있는 책임과 권위를 정부 간 기구에 부여 하고 있으며, 특정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독립적 행위체로 유엔, OECD와 같은 기구들을 말한다.
<비정부 기구>
비정부기구는 회원들은 개인이나 공동목적 달성을 위해 자발적인 민간단체이며, 정부, 정부간기구 등이 도달하기 어렵거나, 다루기 예민하고, 다양한 국제이슈들을 해결하기 위해 지원하는 중요 행위자이다. 비정부기구의 활동은 인권, 평화, 환경보호 등 옹호활동(Advocacy), 재난구호, 전쟁지역의 재건을 위한 인도적 지원 사업, 개발사업 수행(Service Delivery) 등을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비정부기구는 안건을 공론화하고 국가에 대한 감시와 견제의 역할 정도만 가능하여 국가만큼의 힘을 가지고 주도적 결정하여 영향력을 행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전문가와 지식네트워크>
전문가와 지식네트워크는 글로벌 문제가 복잡해지면서 세계에서 지식과 전문성이 필요해 짐에 따라 연구소, 민간기업 및 대학의 전문가들이 전문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이슈들을 다루기 위해 국제적 노력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전문가들은 국제회의 협상에 참여하며 전문적인 지식을 전파하여 해결책을 제시하는 등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해나가고 있다.
<다국적 기업>
다국적 기업은 3개 또는 이상의 국가의 국경에 걸쳐서 영리목적의 기업 활동 형태를 말하며, 70년대 이후 다국적기업들은 국가들보다 더 많은 자원을 관리하며 국제 환경 관련 의사결정을 하는데 적극적이며 직접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영리를 추구하는 다국적기업은 국가와 지역주민들에게 많은 문제를 안겨주기도 하는 주체이기도 하다.
<네트워크 행위자와 파트너십 행위자>
네트워크 행위자는 자발적 성격을 가지고 정부와 학습의 중심 역할을 하며 참여자들간 신뢰를 조성할 능력 보유한 계급질서가 없는 행위자이며, 파트너십 행위자는 국가, 국제기구, NGO, 기업 등 각자 자율적 이해관계를 가지는 광범위한 이해당사자(stakeholder)이 협력관계를 맺고 공공재 창출을 위한 집단적 정책 사이클에 관여하여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집단을 이야기한다.
4. 그렇다면 이들 중 앞으로의 글로벌 거버넌스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할 행위자는 누구인가?
<나는 국가의 영향력을 뛰어넘는 행위자가 나올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글로벌 거버넌스에서의 가장 영향력 있는 역할에 있어서 여전히 국가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 생각한다. 현 코로나 상황을 살펴보자면 백신 확보를 놓고 결국은 힘이 강한 국가의 결정에 따라 바뀔 수밖에 없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WHO를 포함한 국제기구들과 개발도상국에 대한 지원을 요청하는 비정구기구들이 백신이 국가 이기주의를 표방해서는 안 되고 생명을 중시하며 백신이 공평하게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고 국가 권력이 강한 국가만이 백신 확보가 가능한 상황이다. 이스라엘은 이미 60%가 넘는 접종률을 달성하며 마스크를 벗고 일상으로 돌아갔으며, 미국이 부스터샷을 결정한다는 뉴스로 인해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의 국가들이 백신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뉴스들이 많이 나왔다. 이로 미루어 볼 때 어떠한 결정적인 상황이 발생할 경우 글로벌 거버넌스의 역할은 현저하게 줄어들고 힘 있는 국가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환경 문제에 대해서도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미국 내에서도 많은 반대가 있긴 했지만, 트럼프가 파리 기후협정을 탈퇴했던 것을 생각해본다면, 결국 국가라는 행위자의 결정이 국가 간 협정이나 국제기구들의 결정 위에 존재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국가라는 행위자가 국제기구의 결정이 본인들의 국가 이익에 반할 때 언제든 글로벌 거버넌스의 주장을 무시한 가장 영향력 있는 행위자가 되는 것이다.
또한 미얀마의 내전 상황에서 미얀마의 평화를 위해 국가들의 의견 불일치로 국제기구가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을 볼 때 실체성이 없다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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