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 개발협력 성공사례는 자생적인 방식으로 다양하게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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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national and Domestic Issues/International Development Cooperation

개발협력 성공사례는 자생적인 방식으로 다양하게 이루어졌다.

by ruahryu 2020. 10. 6.

우리 모두 손을 잡고 우리만의 방식으로

 

이스털리의 세계의 절반 구하기에 대한 서평 중 일부이다.

 

    개발도상국을 벗어난 국가들의 사례는 각국의 독특한 역사와 특징을 반영하여 다양한 형태로 존재했다. 한국 정부는 기업경영에 개입했고, 홍콩은 자유방임 정책의 대표 주자였으며, 중국은 공산당 독재, 국영 기업, 부분적인 시장 자유화의 혼합한 경제 정책을 펼쳤다. 또한 민주주의 측면에서는 인도는 오랜 기간 민주주의를 유지해왔지만 한국과 대만은 최근에 민주주의로 이행한 경우였고, 재미있는 사실은 위의 성공사례들에 있어서 서구의 역할이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책에 뒤이어 나오는 예시인 보츠와나나 칠레의 경우도 결국 자생적인 발전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원조의 미래가 빈민들에게 직접적으로 원조 자원의 통제권을 부여하며, 스스로가 무엇을 가장 원하고 필요로 하는지 선택하도록 하는 체계에 달려있다고 이를 위한 연구와 성공 사례를 분석하는 것이 탐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자생적인 성공에 대해 미시적인 예시이긴 하지만 라오스에서 마을 사람들과 마을 길 포장에 성공했던 사업이 생각난다. 많은 사람들이 개도국 사람들을 게으르고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사람들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는데, 내가 만난 라오스 사람들은 결코 아니였다. KOICA 봉사단원으로 일하는 동안 친하게 지내던 친구 마을의 이장을 만나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때 이장에게 마을에 발전에 필요한 것들이 무엇이 있는지 물었다. 이장은 학교까지의 마을 길 포장, 우물 추가 설치, 여성들의 일자리 문제 등을 이야기했다. 그 중 가장 우선순위로 해결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물었을 때 마을 사람들과 이야기해본 후에 알려주겠다고 말했고, 며칠이 지나 이장은 2-3달 뒤 올 우기에 학생들이 편하게 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마을길을 포장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마을 사람 중 시멘트를 이용해 길 포장을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있어 물품만 지원 받으면 마을 사람들끼리 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이장과의 논의 과정에서 믿기 힘든 부분이 두 가지 있었는데 1) 마을 사람 중 길 포장 경험이 있다는 사람의 기술력과 2) 마을 사람 20명정도가 함께 2주간 길을 설치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믿어달라는 이장의 약속과 나 역시 라오스에서의 성과를 위해 한국에 계신 분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재정적인 지원을 요청하여 5백만원 정도를 모금하였다. 인터넷에서 시멘트 길 포장하는 법을 연구하여 마을 사람 중 길 포장 기술을 가진 분과 논의를 해본 결과 놀랍게도 인터넷에서 본 방법과 동일한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이제 다른 난관은 5km 가까이 되는 길을 포장하기 위해선 최소 20명의 사람들이 필요한 것인데, 이장에게 20명의 사람들이 나와서 함께 일해 줄 것을 요청했을 때 20명 이상의 사람들이 함께 일할 것이라 했다. 공사 시작일에 마을이 내가 거주하던 곳과 멀어 살짝 늦게 오전 5시 20분쯤 도착했을 때 놀랍게도 40명 가까이 되는 사람들이 나와 함께 일하고 있었다. 점심시간 전까지 열심히 일해서 2주를 예상했지만 4일정도 단축하여 10일 만에 목표한 길 포장 공사를 완성하였다. 이 경험이 나에게 깨우치게 해준 것은 사람들은 결코 게으르지 않고, 고난이도 작업이 아닌 이상 충분한 경험과 기술을 가진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도 라오스에 멀쩡하게 남아있는 길을 보면 뿌듯하다.  
    이 책을 읽으며 저자가 이야기한 탐색가의 특성 중 두 가지가 이 위 사업이 성공할 수 있는 요인이 되었다고 생각했다. 1) 마을 지도자와 소통을 통해 마을 사람들이 필요한 것을 지원해 준 점 2) 마을 사람들이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을 지원한 점이다. 만일 우물을 설치하는 작업을 했다고 한다면 도움이 될 활동일 수 있으나, 마을 사람들이 40명이 함께 할 일은 아니었을 것이고, 여성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업은 확실한 방법을 찾지 못해 어려웠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마을 길 포장은 마을의 자랑으로 남았고 사업을 추진한 이장과 나는 군청장 표창을 받기도 하였다.
    사실 마을 길 포장이 한국의 새마을 운동의 일부를 착안하여 만든 것임을 고려해 보았을 때, 다른 국가에서도 충분히 적용될 만한 사업이 될 수 있겠다는 것이었고 나중에 베트남 출장 때 알게된 것이지만 KOICA가 실시한 베트남 라오까이 농촌개발 사업에서 총 300km에 달하는 마을길을 주민들 스스로가 해낸 사례도 있었다. 
    1950년대 한국에 온 한 선교사이 본국으로 보낸 편지 중에 한국 사람들은 게으르고 술만 좋아하고 일할 줄을 모른다는 이야기를 써서 보냈다고 한다. 일을 너무 많이 해서 문제인 한국 사람들이 저런 평가를 받았다는 것이 처음엔 의아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나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개발도상국의 사람들처럼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몰랐을 것이기 때문이다. 옛날 한국 사람들도 겨울에는 농사도 끝나 할 일이 없었을 것이다. 그럼 술을 마시고 일을 하지 않았겠지만 서구의 사람들은 이해가 가지 않았을 것이다. 그들은 겨울에도 장사를 하거나 수공예를 할 수 있는 기술이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개발도상국 사람들도 마찬가지 일거라 생각한다. 농사가 주업인 그들은 많은 일을 할 필요가 없으며, 더운 날씨에 오래 일을 할 수가 없다. 또 일을 마친 후에는 무엇을 할지 알지 못한다. 하지만 본인들의 삶의 문제를 개선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면 혹은 본인들의 리더가 이끌어준다면 그들도 본인들의 발전을 위해서 노력한다. 

 

탐색하는 마음으로 공부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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