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사고는 2011년 3월 11일 일본 후쿠시마현 오쿠마마치의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에서 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발생한 원자력 발전소 사고이며, 인류 역사상 2번째의 7등급 원자력 사고입니다.
1. 재앙의 시작
[일본 관측 사상 최대 규모의 쓰나미]
사고가 시작된 것은 도호쿠 지방에 일본 관측 사상 최대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여 15m에 달하는 쓰나미가 원전을 덮친 것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지진을 감지한 원자로는 안전을 위해 자동적으로 셧다운 되었고,, 이를 대체할 비상발전체계가 작동되었습니다. 하지만 몇 분 지나지 않아 15m에 달하는 쓰나미가 원전 앞을 가로막고 있는 5m 높이의 방파제를 넘어 원전을 덮쳐 버렸고 1~4호기 원자로 지하가 침수되었다.
[변전설비의 침수로 냉각 불가]
이때 비상발전기는 고지대에 설치되어 침수로부터 안전하였으나 발전기로부터 전기를 받아들이는 변전설비가 건물 지하에 있어 침수가 되었고, 그에 따라 냉각수를 공급하는 순환 펌프에 전력 공급이 중단되고 말았습니다.
[온도 상승으로 인한 방호벽 붕괴]
냉각을 위한 필수적인 전기가 끊겼으므로 온도가 시시각각 계속 올라갔게 되었고 다음 날인 3월 12일 남아있던 냉각수가 모두 증발하면서 온도가 섭씨 1,200도까지 상승하며 고온에 방호벽이 녹아내려 구멍이 뚫렸고, 이로 인해 안에 있던 핵연료가 대기 중으로 유출되기 시작합니다.
[물과 산화반응으로 인한 수소 폭발]]
또한 결국 원자로 3기의 온도가 약 섭씨 1,200도에 도달하며 물과 산화반응을 일으켜 발생한 수소 가스로 인해 수소 폭발이 발생함과 동시에 1, 2, 3호기 각각에서 방사능이 누출됩니다.
이 폭발로 인해 원전 건물 4개가 손상되었으며, 보관용기도 손상되면서 태평양을 포함한 일대가 방사능으로 오염되었습니다. 다수의 원자로가 동시에 녹아내린 최초의 사고이며, 10년이 지난 현재도 사고 수습은 진행 중입니다.
2. 재앙의 원인
[일본의 소탐대실]
처음에 해수라도 끌어와서 원자로를 식혔으면 괜찮았을 테지만 신속하게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런 결정을 내리지 못한 이유는 소금을 포함한 각종 불순물이 들어간 해수를 원자로에 집어넣게 되면 원자로를 폐기 처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원자력 발전소를 하나 건설하는데 들어간 엄청난 비용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망설였지만, 그걸 아득히 뛰어넘는 사고로 인한 천문학적인 피해를 생각지 않은 전형적인 소탐대실의 사고입니다.
[원자력 사고 레벨 7등급, 이때도 치사한 일본의 소행]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의 원자력 사고 레벨은 판단 주체와 사고 경과에 따라 급등했다고 평가됩니다. 초기엔 최고 7등급 가운데 4 레벨로 판단했지만, 2호기 폭발음 이후 프랑스 당국은 6등급으로 평가했고, 미국의 일부 원자력 전문가들은 7등급으로 상향을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IAEA의 공식 발표는 5등급이었지만 결국 일본 정부는 체르노빌과 동급임을 인정하고 7등급 사고임을 선언하며 IAEA도 이를 인정하게 됩니다.
[체르노빌과 다른 후쿠시마 원전의 현재 상황]
현재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는 방출되는 방사능 물질을 차단하기 위해 석관을 만들어 원자로를 봉인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후쿠시마는 아직 원자로의 노심을 완전히 냉각시키지 못하였으며, 여기서 지속적으로 소량의 방사성 낙진이 뿜어져 나오고 있는 상태입니다. 완전히 원전이 정지된 상태까지는 아직 20년 정도가 더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고 합니다.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는 잘못된 판단으로 인한 명백한 인재]
동일본 대지진은 자연재해이나,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는 명백한 인재입니다. 방호벽보다 높은 쓰나미에 비상발전 시스템이 침수로 고장 난 것은 천재지변으로 판단할 여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먼저 침수 위험지인 지하에 전력설비를 지은 것부터가 심각한 설계결함이며, 쓰나미 발생 이후 상황을 낙관하며 도쿄전력이 해수의 투입을 망설이면서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하고도 절호였던 기회를 놓친 것이 큰 문제입니다. 심지어 간 나오토 전 일본 총리의 증언에 의하면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총리였던 자신에게조차도 정보를 제대로 전달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총리의 판단을 흐린 3가지 정보전달 패턴]
간 나오토 전 일본 총리가 밝힌 바에 따르면 자신에게 정보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3가지 패턴'이 있었다고 하는데, 첫째는 현장 자체의 판단이 틀린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수위를 재는 측정기가 오작동하여 냉각수가 언제 증발되어 녹기 시작될지 판단하는 시점이 완전히 잘못되었다고 합니다. 2번째는 현장에서는 정확히 알고 있는 정보가 도쿄전력 본사를 통해 총리인 자신에게 오면서 손실되거나 잘못 전달된 경우입니다. 또 마지막 3번째는 도쿄전력 본사가 책임질 일을 만들지 않기 위해 아예 자신들에게 불리한 정보를 숨기려고 하는 경향 때문에 정확한 정보가 전달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사태를 막는 데는 실패했지만 정보를 차단하는 데는 성공]
이로 인해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사태의 초기 대응 시, 총리실과 도쿄전력 간의 불분명한 의사소통으로 인해 심각한 혼선을 겪었고, 도쿄전력 측에서 '최악의 상황은 없을 것'이라는 장담까지 했지만 이 장담은 결과적으로 초기의 빠른 대응에 실패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이에 대해 서울대학교 원자력공학과 서균렬 교수는 이들은 사태를 막는 데는 실패했지만 정보 차단에는 완벽하게 성공했다며 탄식하기도 했습니다.
3.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30년 간 방류 결정
[일본 오염수 방류 결정]
후쿠시만 원전의 현황은 2019년 7월 기준 약 115만 t의 오염수가 있는 가운데, 매주 2~4천 톤의 오염수가 추가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이로 인해 얼마 전인 2021년 4월 13일 일본 정부는 오염수의 방류를 최종적으로 결정했습니다. 일본 정부와 도쿄 전력은 일련의 과정을 통해 일부 방사선 핵종이 포함된 오염수는 안전 기준 이하로 희석시켜 2051년까지 약 30년에 걸쳐 방류하겠다는 방침이라고 합니다.
[오염수 방류에 대한 각국의 반응들]
일본 정부의 발표 직후 IAEA와 미국 정부는 사실상의 지지를 한국, 중국, 대만 등 다른 태평양 연안 국가들은 반대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유럽 등 지리적으로 거리가 있는 국가들은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며 시간 벌이를 위해 유관기관에 자세한 설명을 요청하는 분위기입니다. 또한 각국 정부의 입장과는 별개로 일본 내부를 포함하여 민간 시민단체나 학계에서는 해당 결정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중입니다.
[일본 내부에서의 반발]
일본 국내에서도 방사능 오염수 방출에 대해 반발하고 있는데, 일본 전국 어업 협동조합연합회와 전국 소비자단체 연락회에서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출에 대해 비판한 바 있으며 후쿠시마 주변에 있는 현들도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지방 정부에서도 반발이 있는데 미야기현에서는 후쿠시마현에서 방출하더라도 전국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전국 지자체가 주제로 다뤄야 할 사안이라고 우려했고, 이바라키현에서도 이미 결정한 결론에 맞춰 처리 방안을 이행하는 것을 용인할 수 없으며, 오염수 처리에 따른 영향이 적은 방법은 없는지 더 검토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일본 현지 어민들도 거세게 반발하였다. 당연하게도 어패류 소비자인 일본 소비자들이 수산물과 어패류의 방사능 오염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방류와 관련한 의견수렴을 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 결정이 이루어지면서 여론 확인은 요식행위였다는 비판이 거세졌습니다.
4. 방류 결정이 부적절한 이유
[방류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 공개가 없음]
인접국의 불안을 털어낼 수 있는 투명한 모니터링 절차를 제시하지는 못하며, 다른 대안이 전혀 없어 불가피하게 오염수를 방류하는 것으로 보기도 힘들다는 것입니다. 특히 삼중수소는 반감기가 12.3년이기 때문에 30년 정도만 더 보관하면 80% 이상은 사라지게 되는데 이를 방류하는 것으로 결정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또한 정상 원전에서 발생하는 오염수와는 달리 사고 원전에서 발생한 오염수를 방출하는 건 유례가 없는 상황이고 정상 원전과 달리 삼중수소 이외에 여러 방사능 물질이 섞여 성분이 다른 차원의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에서는 오염수의 성분이 어떠한지, 농도가 어느 만큼인지, 언제 얼마만큼을 배출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전혀 제공하지 않아 주변국이 객관적으로 영향 및 안정성을 분석할 수 없어 불안과 의심을 키우고 있는 점 역시 부적절한 점이라고 꼽히고 있습니다.
[마셔도 문제없다는 일본 재무상의 태도]
일본 정부 관계자들의 잇따른 부적절한 발언들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아소 다로 재무상은 기자회견에서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해 그 물을 마셔도 별일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각종 권위 있는 원자력 학회에서 과학적으로는 자연에 방출해도 큰 위험이 없다고는 하지만, 직접 마셔도 될 정도로 안전하다라고는 말하지도 않았을뿐더러 애초에 일본 본토 내에 방류하기에는 심리적 저항감이 커서 하는 수 없이 바다에 방출하는 상황적 맥락을 전혀 무시한 발언이라 빈축을 사고 있습니다. 이러한 발언 때문에 일본 본토 및 주변국에서 마셔도 안전하면 굳이 바다에 방출하지 말고 본인들이 전부 마시면 되겠다는 비아냥거림과 조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결국 아소 다로의 무책임한 발언이 빌미가 되어 중국에서 대변인을 통한 공식적인 외교 성명을 통해 일본에게 그렇다면 그 물을 마셔보고 다시 얘기하라고 공개적으로 비꼬았습니다.
[주변 국가의 협의는 없고, 미국과 IAEA만?]
방류와 관련한 주변 국가들과의 협의가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일본에서 동의를 구한 국가는 미국 하나뿐이며IAEA 등 국제기구의 지지는 얻어냈을지 몰라도 정작 이해 당사자인 태평양 연안 국가들을 설득하려는 노력은 부족했습니다.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영향을 받는 국가들은 북한, 중국, 러시아 같은 반서구 국가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한국, 대만 등 친서구 국가들도 있는데, 이례적으로 모두가 한 목소리가 되어 일본을 비판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본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중국이나 한국 따위에게 오염수 배출 항의를 듣고 싶지 않다고 분개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방사능 캐릭터 등장]
이 와중에 일본 부흥청이 후쿠시마 제1원 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에 포함된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의 안전성을 귀여운 캐릭터로 만들어 홍보하였다고 합니다. 오염수 방류는 긍정적인 일이 아니고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해서 발생한 악재의 여파라는 점에서 일본 참의원 자원에너지 조사위원회에서도 부흥청의 동영상에 대해 삼중 수도 방류는 친근해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고 지적하였습니다.
[한국의 헛발질]
이 와중에 웃긴 건 서울경제가 국민의 힘 안병길 의원실과 함께 공동 취재한 결과 작년 10월에 대한민국 정부 부처 합동 태스크포스에서 일본이 방출할 오염수가 우리 국민과 환경에 미칠 영향이 ‘유의미하지 않다’는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국무조정실은 보고서 작성을 인정하면서도 여러 전문가의 의견을 청취하여 작성한 것인데 일부 전문가의 의견이 곧 정부의 의견이 될 수는 없다고 해명하였다고 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방류하는 것이 우리 인체에 해가 되진 않을 순 없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보관을 하고 있으면 일정 시간이 지나 반감기를 통해 자연적 줄어들게 될 오염수를 굳이 모두의 바다에 쏟아내려는 일본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번 일을 위해 미국과 IAEA라는 국제기구를 자기편으로 만든 일본도 어떤 의미로는 참 대단하긴 합니다. 또 본인들의 건강과 아무 관련 없는 지역에서의 일을 강대국과 국제기구가 괜찮다고 인정하는 것이 주변국에서 외치는 소리보다 큰 영향을 가진 것이 서글프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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