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미군의 드론 공격으로 폭사한 가셈 솔레이마니 전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에 대한 당시 미국 측의 작전계획이 알려져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8일 야후 뉴스의 보도 따르면, 당시 솔레이마니 제거 작전은 미 최상급 특수부대인 델타포스를 비롯해 CIA와 국방부 등이 모두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이번 작전 공개는 15명의 전현직 미국 관리와 인터뷰를 통해 당시의 사건 전말을 밝혔습니다.
1. 이란 솔레이마니는 누구?
이란의 군인으로 이슬람 혁명 수비대(Islamic Revolutionary Guard Corps, 약칭 IRGC) 산하 특수부대인 알 쿠드스 부대의 지휘관으로 복무하였습니다.
[정치적인 영향력에 대한 평가]
정치적으로 이란 최고 지도자였던 알리 하메네이가 가장 신임했던 최측근 중 하나로 알려져 있으며, 솔레이마니는 하메네이의 최측근이었던 만큼 2021년 이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점쳐질 정도로 유력 대권 후보였습니다. 이란의 핵개발에서 이란 대통령을 제치고 알리 하메네이와 솔레이마니 둘이서만 정보를 주고받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으며, 이란 대통령인 하산 로하니보다도 일개 장군인 솔레이마니가 권력이 센 이란의 이인자 격이라고 평가받고 있었습니다.
[솔레이마니 과대평가?]
그러나 이런 평가는 서양 언론과 서양을 그대로 답습하는 국내 언론의 이란 관련 보도의 편향성을 반영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란 체제의 특성상 혁명수비대가 군사 정책 및 중동 외교 정책을 도맡는 반면, 내부 정치는 대통령을 중심으로 정부가 담당합니다. 이때 중동권 이외의 언론은 주로 이란의 외교정책에 초점을 두기 때문에 알리 하메네이와 솔레이마니의 영향력이 큰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어느 나라나 그렇듯 대중들의 제일 큰 걱정은 국내 상황이며 경제정책 등에서는 로하니가 솔레이마니보다 압도적으로 영향력이 강했다고 합니다.
[미국도 알고 있었던 솔레이마니에 대한 이란 국민들의 긍정적 평가]
영향력에 대한 논란이 어떻든, 다에시* 격퇴 이후, 2010년대 후반 이란의 자타공인 국민영웅이었습니다. 사후 일부 국내 및 해외 언론에서 암살을 정당화하고자 이란 사람들이 솔레이마니를 싫어했다는 식으로 덮어 씌우려 했지만, 사망 5개월 전 미국 메릴랜드 대학교에서 이란의 일반 국민들에게 실시한 여론조사는 이란 국민들이 그를 압도적으로 긍정적 인물로 꼽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합니다.
* 이슬람 근본주의를 표방하는 테러 단체로 ISIL 또는 ISIS로 알려져 있는 단체입니다.
2. 이란의 솔레이마니 암살 이유
[폼페이오의 등장]
작전의 최초 언급은 트럼프가 취임한 직후인 2017년으로 돌아가 트럼프의 심복인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이 CIA 국장으로 부임한 시점으로 가야 합니다. 폼페이오는 CIA 부임 이후 사실상 이란의 넘버 2 였던 솔레이마니를 제거할 방법을 찾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계획에 국방부와 국가안보회의(NSC) 일각에서 반발이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2018년 미국이 오바마 시절에 이란이 핵합의를 탈퇴하면서, 미국이 ‘최상의 압박’ 전략으로 회귀하면서도 솔레이마니 제거론이 거론되었습니다. 하지만 보복 우려 등을 감안해 실행되지는 않았었다고 합니다.
[직접적인 원인이 된 이라크에서의 미국인 사망 사건]
오바마 시절부터 언급이 되었던 솔레이마니 암살은 이라크에서의 미국인의 사망 사건이 벌어지면서 미국이 전격적으로 솔레이마니 제거에 돌입하게 됩니다. 2019년 12월 이라크 북부에서 미국인 사업가가 이란과 연계된 군벌 세력의 로켓 공격으로 사망했다고 밝혀졌으며, 이를 두고 트럼프 정부는 레드 라인으로 규정하여 솔레이마니 제거 작전에 돌입했습니다.
3. 미국의 제거 작전, 누구라도 미국을 건드리면 아주...
[쿠르드군 요원을 통한 솔레이마니 신원 확보]
작전 당일인 작년 1월 3일 솔레이마니는 시리아에서 군용기를 타고 이라크 바그다드 국제공항에 도착했다고 합니다. 착륙한 군용기가 활주로에서 이동하는 동안 미국 측과 연계된 쿠르드군 요원이 인도를 했는데, 이때 참여한 다른 쿠르드군 요원들은 솔레이마니의 신원을 근접해서 확인하기 위해 수하물 처리 담당자로 위장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스라엘의 도움]
솔레이마니는 다마스쿠스에서 비행기에 오르기 전 미국 등 적국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휴대전화를 세 차례나 교체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이란의 앙숙인 이스라엘의 정보 당국이 해당 번호 전체를 확인하고 있었고, 이를 통해 미군은 솔레이마니가 바그다드에 도착했다는 점도 확인했다고 전했습니다.
[솔레이마니 두 가지 공격 작전]
솔레이마니에 대한 공격은 두 가지로 전개되었는데, 솔레이마니를 직접적으로 타격한 드론팀과 인간 저격수로 구성된 델타포스 특수부대 ‘오렌지팀’ 3개 조가 있었다고 합니다. 미군 드론 세 대는 솔레이마니 일행이 차량 두 대로 나눠 타고 이동할 때부터 상공을 배회했으며, 목표 지점은 공항 인근에 있는 도로였다고 합니다.
[적재적소의 저격수의 활약]
솔레이마니가 킬 존(kill zone)으로 설정한 구역에 도착하자 미군 드론은 헬파이어 미사일을 쏟아부었다고 합니다. 이때 다른 차량 한 대는 전속력으로 빠져나가려 했고, 이에 대기하고 있던 저격수가 차량에 총격을 가해 멈추게 하여 추가 드론 공격으로 폭발시켰다고 전했습니다.
[전무후무한 사건이 될 것]
이번 사건은 발생 후 1년이 넘게 지났지만, 그동안 양국 관계에서 전무후무한 사건으로 꼽히는데, 한 전직 CIA 관계자는 지난 50년간 봐왔던 중동 관련 사건 중 가장 드라마틱했던 일이라며 이란과의 관계의 게임 체인저였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4. 제거 작전 그 이후
지금도 당시 작전을 주도했던 폼페이오 등 일부 인사들은 특별 경호를 받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습니다. 트럼프 정부 말기인 지난해 말 이들 인사에 대한 경호 비용으로 무려 1,500만 달러(약 168억 원)가 투입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비용에 대해 외세나 연계된 요원들로부터 심각하고 신뢰할 수 있는 위협에 직면한 국무부 전직 관리들을 위한 경호 비용이라고 법안은 명시했지만, 실제로는 폼페이오 전 장관과 브라이언 후크 국무부 이란 문제 특별대표를 위한 것이라고 매체는 전했습니다.
미국인을 건드렸다는 이유로 이란의 실세를 순식간에 제거하는 미국의 국력은 역시 막강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미국이 지나친 안보 강박으로 이라크 전쟁을 일으켰던 것 같이 약간 과도한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어쨌든 미국의 타깃 제거 능력을 보여주면서 군사적으로 월등한 능력이 증명되었고, 이로 인해 다른 국가들을 강하게 압박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작전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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