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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national and Domestic Issues/Domestic Issues

김무성, 나경원, 이재명, 안철수 등 정치인 방송 출연 이유와 부작용

by ruahryu 2021. 5. 1.

최근 '업글인간'이라는 tvN 예능 프로그램에 김무성 의원이 출연했고, 아내의 맛에는 나경원 의원이 출연하기도 했으며, 좀 더 거슬러 올라가서는 이재명 의원이 동상이몽에 출연하여 큰 인기를 얻었고 무릎팍 도사에 출연한 안철수는 아예 정계에 입문하게 되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많은 정치인들이 방송 예능 출연을 통해 이미지를 개선하려 하는데,, 이러한 현황들에 대한 정리와 정치인들이 방송 출연에 목매는 이유, 이러한 정치인들의 방송 출연으로 인한 부작용들을 알아보려고 하니다.

 

TV 예능에 출연하여 이미지 개선 중인 노룩패스 김무성 전 의원

1. 노룩 패스 정치인 김무성의 출연

 

"김무성 전 의원의 재발견이네요. 재미있고, 상황이 너무 웃겨요." "무뚝뚝하지만 따뜻한 아버지시네요. 보기 좋았습니다."

 

이러한 진심을 담아 작성하였을지, 김무성 의원 지인이 썼을지 모를 댓글들이 지난 17일과 24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업글인간'에 김무성 의원이 출연한 이후 많이 달렸습니다. 2017년 '노룩 패스'라고 불렸던 사건으로 많은 국민에게 무례하고 거만하다는 낙인이 찍혔던 정치인 김무성 미래 통합당(현 국민의 힘) 전 의원이 인간적이고 서글서글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것입니다. 물론 해당 방송의 게시판에는 김 전 의원의 출연에 불쾌감을 표하는 댓글도 있었지만, 그를 새롭게 '긍정적으로' 보게 됐다는 댓글도 다수 달렸습니다.

 

2. 그 외 다수의 사례들

사실 정치인의 예능 출연은 어제오늘의 벌어지고 있는 일이 아닙니다. 안철수 국민의 당 대표는 정계에 입문하기 전 MBC 간판 예능이었던 '무릎팍도사'에 출연해 '안철수 신드롬'을 일으키기도 하였습니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는 문재인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나란히 SBS'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해 인간적인 모습을 대중에게 어필했습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SBS '동상이몽'에서 소탈한 모습을 강조했고,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는 '말하는 대로'(JTBC)에 출연해 노래까지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최근 나경원 의원과 박영선 전 장관도 TV 조선 아내의 맛에 출연했습니다.

 

 

3. 정치인들이 예능에 출연하는 이유? 당연히 이미지 개선

<효과적인 이미지 개선 전략, 예능 출연>

가장 큰 이유는 '이미지 개선'입니다. 효과가 실제로 눈에 보입니다. 아무래도 비판의 글들만 쏟아지는 정치계 뉴스보다는 평범한 일상의 모습을 다뤄주는 예능이 더 사람을 친근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지난 1월에 나경원 전 자유 한국당(현 국민의 힘) 원내대표와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더불어민주당)이 나란히 TV조선 '아내의 맛'에 출연했습니다. 관찰 카메라 속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집에서 안경을 쓰고 편한 복장으로 등장하여 정치판에서 보여줬던 강한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제작진은 이러한 모습에서 '인간의 맛'이라는 타이틀을 붙였고, 나 전 원내대표는 장애를 앓고 있는 다운증후군 딸을 방송에 공개하며 시청자의 눈시울을 적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실제로 이날 방송 후 부정적인 기사들로 가득 차 있던 나 전 원내대표의 기사 대신 "'차도녀' 이미지 깬 나경원", "나경원, 다운증후군 딸 공개, '장애아에게 기회 주는 게 중요'", "나경원 '토요일마다 맥주파티, 낙선하니 동생들이 좋아해' 애주가 면모", "'나경원, 어릴 적 '완성형 미모' 인증" 등 나 전 원내대표와 관련한 긍정적인 기사가 쏟아졌습니다.

 

<방송계도 시청률 폭등이라는 성과>

'정치인' 출연으로 제작진도 시청률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얻을 수 있습니다. 1월 5일 방송된 '아내의 맛' 나경원 편은 프로그램 자체 최고 시청률인 11.2%를 기록하며 이전 주 대비 두 배 가량 상승하였는데, 이 편에서 분당 최고 시청률은 15.4%까지 치솟을 정도로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한 지상파 PD에 따르면 정치인을 게스트로 쓰는 이유는 특정 진영 시청자들의 시청률을 담보할 수 있는 효과도 있는데, 그 보다는 새로움 때문이 크다고 합니다. 보통 시청자들은 평소에 보기 어려운 사람을 TV에서 보고 싶어 하는 욕구가 있으며 노이즈 마케팅, 화제성 면에서 확실한 효과가 있다고 말하기도 하였습니다.

 

4. 정치인 예능 출연, 어떤 부분이 문제가 되는 것일까?

<이미지 메이킹은 정치인으로서 성공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전략>

정치인에게 이미지는 정치인으로서의 역량, 공약만큼 매우 중요한 선거 전략 중 하나입니다. 정치인들이 예능에 출연을 하는 시기가 공교롭게도 선거 전이나 정계 복귀 시기 등과 겹치는 것도 이러한 이유입니다.

실제로 21대 총선에 불출마하며 한동안 초야에 묻혀 살던 김무성 전 의원은 국민의 힘 당권 경쟁을 시작으로 대선 국면까지 일익을 담당하기 위해 최근 정계 복귀의 시동을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무성 전의원은 방송이 나간 후인 27일에 한 방송에서 인터뷰를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계엄령 검토' 지시가 있었다는 폭탄 발언을 해, 현재 연일 화제를 몰고 다니고 있기도 합니다.

 

 

<이러한 이미지를 방송은 '만들어' 낼 수 있다.>

예능의 정치인 출연은 제작진이 정치인의 이미지를 만들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됩니다. 제작진이 같은 장면을 두고 어떻게 편집하느냐에 따라 정치인의 이미지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는데, 실제로 아내의 맛 나경원 편의 경우 '인간의 맛'이라는 부제대로 그의 인간적인 모습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편집되어 인간적인 모습을 강조하며 보여준 효과적인 방송이 되었습니다.

특히 관찰 예능의 경우 토크쇼 출연보다 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 있는 이유는 시청자가 '실제'라고 믿기 쉬운 환경이기 때문입니다. 어느 정도 의식이 많이 성장한 요즘의 시청자는 관찰 예능이 어느 정도의 각색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포맷의 특성상 '실제'일 것이라고 믿을 수밖에 없습니다. 어디까지가 진짜이고 가짜인지 방송으로만은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미지를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국민인 시청자가 예능에서 연출된 정치인의 이미지를 보고 투표를 할 경우, 예능이 선거의 당락까지 결정할 중요한 요소가 될 수도 있을 만큼 중요해지는 것입니다.

 

5. 정치인 방송 출연의 부작용 막을 대안은 없나?

<현행법으로는 방송 출연에 제한을 할 수 없다.>

현행법상으로는 정치인의 예능을 통한 '이미지 정치'를 막을 수는 없다고 합니다. 현행 선거방송심의에 관한 특별규정 제20조 제1항은 방송은 선거일 90일 전부터 선거일까지 선거법의 규정에 의한 방송 및 보도·토론 방송을 제외한 프로그램에 후보자를 출연시키거나 후보자의 음성, 영상 등 실질적인 출연 효과를 주는 내용을 방송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입니다. 90일 기준이 보궐 선거의 경우는 60일입니다.

결국 나경원 전 의원 출연은 총선 92일 전에 방영됐고, 박영선 장관의 출연은 85일 전에 방송돼 60일 기준을 적용하면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정치인의 예능 출연이 이미지와 관련하여 역할이 조금 더 중해진 만큼 법, 제도적 정비나 가이드라인이 마련 등이 추가적으로 필요해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전문가들은 법적 정비가 필요하다고 주장>

전문가들은 예능도 선거방송에 준하는 균형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기도 합니다. 정인숙 가천대 미디어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아내의 맛 나경원, 박영선 편의 경우 방송가는 사전에 출마 가능성을 아마 알았을 것이며, 이로 인해 실제 방심위에서 논의가 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정인숙 교수는 방송사에서 출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인의 방송은 차단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하며 시청자 교육을 통해 정치인의 예능에서의 이미지 생산에 대해 사전 교육을 할 필요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조송현 동아대 국제전문대학원 겸임교수도 비슷한 맥락에서 의견을 전달했는데, 정치인의 예능 출연이 전통 뉴스·시사·보도프로그램처럼 정치적 영향력을 갖는다는 연구 결과가 국내외에 이미 나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선거법에서 선거 캠페인과 관련해 가이드라인을 정하듯이, 관계자들이 정치인의 예능 출연도 같은 사안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으며, 법이 마련돼 있지 않으니 방송사들이 자체 윤리 규정 등을 자체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정치인들의 방송 행보는 이제 선거전 아주 중요한 행사가 되어버렸습니다. 토론회에서의 예리하고 날카로운 모습을 보이는 것보다 일반 국민과 비슷한 모습을 보이며 국민의 마음에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리는 것이 더 효과적인 전략이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물론 정치인이 우리의 마음을 공감해주고 그에 맞는 법과 제도를 정비해 나가려고 노력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들의 이러한 이미지는 만들어질 수 있는 것임을 잊지 않아야 하며 이들의 태도와 마음가짐도 중요하지만 추구하려는 정책의 방향성과 논리에 대한 부분을 챙기며 투표에 임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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