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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national and Domestic Issues/International Development Cooperation

국제개발협력 진로의 첫 번째 단계, 국제개발협력에서의 포지션 선택과 대학 전공 선택

by ruahryu 2021. 5. 16.

국제개발협력 진로를 희망하는 학생들과 이야기를 할 때, 가장 먼저 고민을 하게 되는 부분이 대학 전공일 것입니다. 네이버 지식인에도 보면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을 상당히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대학에 입학한 이후에도 진로를 변경하기 위해 전과를 생각하는데 어디로 하면 좋을지, 국제정치학이 좋은지 국제개발 자체를 전공하는 게 좋을지 질문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오늘은 KOICA의 많은 사람들과 이미 국제개발에 진출해있는 입장에서 대학 전공에 대한 부분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알아보겠습니다. 

 

대학 전공을 선택하기 전 가장 먼저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

1. 먼저 나는 국제개발에서 무엇을 하려는가에 대해 고민하자. 개발협력 전문가 vs 분야 전문가

<개발협력에도 기본적으로 두 개의 포지션으로 나눠집니다.>

국제개발에 입문하기 전 꼭 고민을 해보아야 하는 것입니다. 무엇을 하려는가에 대한 고민이 너무 추상적으로 들리실지 모르겠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국제개발협력에도 여러 직책이 정해지게 되는데, KOICA는 이를 개발협력 전문가와 분야 전문가로 나눕니다. 

<첫 번째 포지션, 개발협력 전문가>

먼저 개발협력전문가(Development Specialist)는 사실 전문적이지 않은 행정가입니다. KOICA는 아마도 본인들이 Generalist라고 불리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개발협력 전문가라는 명칭을 붙였지만, 사실 일반적으로는 Generalist라고 부릅니다. 그렇다고 이들의 업무가 일반적이고 평범하며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닙니다. 개발협력 전문가들은 개발협력 전반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을 가지고 개발협력 사업을 추진해 나가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포지션, 분야 전문가>

그렇다면 분야별 전문가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바로 알 수 있으실 것입니다. SDG가 17번 목표까지 있다는 것만 생각해봐도 개발협력에 얼마나 많은 분야 전문가를 필요로 하는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빈곤 해결과 관련한 경제학, 보건학, 교육학, 환경학 등 정말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필요로 하며, 이러한 지식을 바탕으로 해당분야 사업 지역의 니즈를 파악하여 필요사업을 선별하고 사업 세부 추진방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분야 전문가의 쉬운 예는 의사입니다. 대부분의 보건 사업의 프로젝트 대표로 참여하는 분야 전문가는 의사입니다. 실제 어떻게 개발도상국의 의료환경을 개선하고 보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답을 알고 있는 사람들인 것입니다.

 

<각 포지션들이 협력하여 일하는 프로세스>

이러한 개발협력전문가 집단과 분야 전문가 집단이 어떻게 일을 하는지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예는 대통령이 어떤 정책을 결정할 때 모든 분야를 세부적으로 다 알 수 없으니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서 결정을 하게 되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서 대통령을 대표로 하는 행정부는 전문가들의 조사 자료와 제안을 바탕으로 정책 방향을 결정하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국제개발협력 사업을 진행함에 있어 사업의 기획 단계에서 협력국과 공여 기관 등과의 협의를 통해 적절한 사업 추진 방식을 선정하고 큰 틀에서의 사업 추진 방향 수립과 프로세스 이행은 KOICA와 같은 개발협력 전문가 집단에서 결정을 하고 그 이후 결정된 사업 방안을 이행하기 위한 세부 사항들을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만들어나가는 것입니다.

<각 포지션마다 요구하는 능력이 다르니다.>

이에 따라 요구하는 개발협력 전문가가 되는 것과 분야 전문가가 되는 것에 요구하는 능력이 조금 다르게 됩니다.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보통 개발협력 전문가는 개발 사업 전체를 볼 수 있는 넓은 시각과 관리, 운영 능력이 필요하게 되며, 분야 전문가는 본인이 속한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공신력 있는 자격, 개발도상국의 현지 상황을 이해하여 적용시킬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어떤 포지션에 있길 원하시나요?>

정리하자면 개발협력사업 추진 시 사업의 초기 기획 및 사업 전반을 관리하는 역할은 개발협력 전문가가, 세부분야 사업의 디자인, 실행, 모니터링, 평가 등의 보건 분야 기술지원은 보건 분야 전문가가 맡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국제개발협력으로의 진로를 고민하시는 분들은 개발협력 전반에 대한 지식을 기반으로 전문성을 가지고 사업을 추진해나가고 싶은지 혹은 한 분야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개발협력과 접목하고 싶은지를 선택하고 분야 전문가가 되고 싶다면 어떤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을 것인지, 개발협력과 어떻게 접점을 찾아 나갈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한 번 정한 포지션이 본인의 영원한 포지션이 아닙니다.>

하지만 개발협력전문가에서 분야 전문가로 또 분야 전문가에서 개발협력 전문가로 교차해서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은 열려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가장 존경받는 WHO 사무총장님이셨던 고 이종욱 박사님은 본인이 서울대학교 의학과를 졸업한 의사이며 개발도상국 현장에서 분야 전문가로 활동하셨던 분이지만, WHO라는 국제기구의 수장이 되셔서 보건 분야의 전체적인 사업을 관리하고 운영하는 행정가로서의 탁월한 모습도 보여주셨습니다. 개발협력 전문가에서 분야 전문가가 되는 것은 자격증, 관련 경험, 추가적인 학위를 통해 가능하게 됩니다. 

그래서 전공은 어떻게 선택합니까?

0단계에 대한 설명이 너무 길게 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0단계에서의 고민을 끝낸다면 전공 선택은 그렇게 어렵지 않게 됩니다. 일단 분야 전문가는 명확합니다. 본인이 세상에 아픈 아이들이 없는 것을 꿈꾼다면 보건분야 쪽 의학, 공중보건학 등을 전공하면 되고, 환경 분야를 꿈꾼다면 환경학을, 빈곤 문제를 고민한다면 (개발) 경제학을 공부하면 됩니다. 

<개인적인 분야 추천>

다만 개인적인 의견을 말씀드리자면 이미 보건, 교육 사업의 경우는 상당히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에 따른 전문가 풀(pool)도 많이 확보가 된 상황입니다. 또한 빈곤과 관련 사업은 프로젝트 수가 많지 않아 주어지는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분야를 추천을 드린다면, 앞으로의 개발협력사업은 점차 국제적인 트렌드에 맞춰 환경 쪽 사업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며 이 분야 전문가들이 부족한 현실이라 앞으로 개발협력에서 유망한 분야가 아닐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빈곤, 교육, 보건과 같은 분야의 중요성이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본인이 꿈꾸는 세상의 분야를 선택하시면 됩니다. 

 

 

<개발협력 전문가의 학과>

개발협력전문가들의 학과는 어디가 좋은지는 KOICA 정규직 합격자들의 전공 분석하여 보겠습니다. 합격한 학교와 전공 등의 정보가 공개되던 2018년 하반기 합격자를 기준으로 합격자들의 전공을 살펴보면, 국제경영학, 정치외교학, 국제개발학, 국제정치학, 사회복지학, 글로벌 협력학, 국제관계학, 국제지역학 등 주로 국제 쪽과 관계된 인문계 계열의 학과가 KOICA 정규직에 뽑힌 것은 맞습니다. 아무래도 이러한 전공자들이 지원을 많이 했을 것이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을 거라 생각이 됩니다.

<꼭 국제학과 관련한 전공자만 개발협력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꼭 이러한 전공자만 뽑히는 것은 아닙니다. 영어 번역학, 노어노문학, 프랑스 언어문화학, 국어국문학 같은 언어, 문화 계열이나 미디어학, 자원 생물학, 보건관리학 같은 분야 전공자도 뽑히긴 합니다. KOICA 내에서도 분야 전문가를 개발협력 전문가로 키워내는 노력을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KOICA 합격자들에 대한 추가 분석>

추가적으로 KOICA 정규직의 경우에는 블라인드 채용, NCS가 도입한 이후에는 점점 더 능력위주의 선발이 되어 발레전공이 뽑히기도 하고 그랬다고 합니다. 물론 발레 전공자의 배경에는 러시아 유학과 그 당시 중앙아시아의 개발도상국과의 인연이 있긴 했습니다. 아무튼 점점 어떤 전공을 했느냐 보다는 본인이 어떤 경험을 가지고 본인의 능력을 개발하여 현재 어떤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를 증명하는 것이 훨씬 중요해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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